자궁적출 후 남은 난소,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 수술 후 여성 건강 지키기
“이제 생리도 안 하는데, 난소에 혹이 생길 수 있나요?”
저 역시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배란도 멈췄고, 생리도 끝났으니 이제 난소 문제는 나와 무관하다고 여겼죠. 하지만 어느 날, 자궁근종 정기 검진 중 의사 선생님께 “난소에도 낭종이 하나 보이네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멍해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폐경 이후에도 난소에 혹(난소낭종)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생기는 혹은 단순한 물혹이 아닌, 병적인 낭종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 깊은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폐경기 이후 난소낭종, 단순 물혹과는 다릅니다
가임기 여성의 난소에는 배란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기능성 물혹이 생겼다 사라지곤 합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배란이 멈추기 때문에 기능성 낭종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폐경기 이후 발견되는 난소낭종은 다음과 같은 병적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자궁내막종 (초콜릿 낭종):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잘못 자라 피가 고여 어두운 색을 띱니다.
- 장액성 낭종: 맑은 액체로 채워진 가장 흔한 양성 혹입니다.
- 점액성 낭종: 점성이 높은 액체로 채워져 크기가 커지고 격막이 있는 형태입니다.
- (드물게) 초기 난소암의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폐경 후 난소에 생긴 혹은 무조건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 단순 물혹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병적 난소낭종의 종류와 특징 요약
구분 | 내용물 | 특징 | 위험도 |
장액성 낭종 | 맑은 액체 | 가장 흔한 양성 혹, 벽이 얇음 | 낮음 |
점액성 낭종 | 끈끈한 점액 | 크기 큼, 벽이 두꺼움, 격막 구조 | 보통 (악성 가능성 소수 존재) |
자궁내막종 | 초콜릿색 혈액 | 생리통·불임 유발, 재발 잦음 | 중간~높음 |
이런 증상이 있다면 꼭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세요
폐경기 여성은 생리 이상 같은 명확한 경고 신호가 없기 때문에, 낭종이 생겨도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자궁근종과 난소낭종이 동시에 있었기에 두 가지 병증이 뒤섞인 다양한 증상을 경험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위장장애가 아니라 난소 문제일 수 있습니다:
- 복부 팽만, 묵직한 통증
- 소화불량, 변비, 잦은 배뇨
- 식욕 저하 또는 원인 모를 체중 감소
- 명확한 통증은 없지만 불쾌한 복부 압박감 지속
👉 이럴 땐 반드시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CA-125)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난소낭종 진단과 치료: 걱정보다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폐경기 이후 난소낭종은 대부분 초음파로 쉽게 발견됩니다.
낭종이 5cm 이상, 고형 성분이 보임, 혈류가 비정상적일 경우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요즘은 복강경 수술로 흉터도 작고 회복도 빨라 부담 없이 치료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난소의 기능, 그리고 제거 시 나타나는 변화
난소는 단지 난자를 만드는 기관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해 뼈, 심장, 피부,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 공장입니다.
1. 난소 제거 시 나타날 수 있는 변화:
- 안면홍조, 야간 발한
- 감정 기복, 불면증
- 관절통, 골다공증
- 성욕 저하, 감정 불안정
👩 폐경 전 난소를 제거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필요시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2. 자궁과 난소는 역할이 다릅니다
- 자궁: 생리혈 생성 및 임신 공간
- 난소: 배란 및 호르몬 생산
자궁을 적출해도 난소가 남아 있으면 여성호르몬 분비 기능은 유지됩니다. 그래서 폐경 전 여성의 경우, 난소를 보존하면 조기 폐경이나 급격한 갱년기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난소는 생식 기관이지만, 여성의 몸 전체 균형을 조절하는 호르몬 공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난소 기능이 저하되거나 제거되면 단순히 생리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인 건강 변화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궁적출을 앞두고 난소를 함께 제거할지는 환자의 나이, 폐경 상태, 병변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설마 나에게?”가 아니라 “혹시 모르니 점검해보자”
폐경은 끝이 아니라, 건강 관리의 새 출발점입니다. 난소낭종은 젊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 몸은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 모르니까’라는 마음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습관이, 결국 내 삶의 안전망이 되어줄 것입니다.
저처럼 “설마 내게 이런 일이?”라며 놀라는 대신, “미리 확인하길 잘했다”는 안도감을 여러분도 느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