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진료를 가게 되면 자궁근종으로 오는 연령대는 갱년기나 폐경기를 지나는 중년여성이 가장 많고, 출산 이후의 젊은 여성도 있지만 20대의 젊은 여성도 간혹 봅니다. 딸과 같은 젊은 여성을 보면 안타까움과 함께 마음도 아픕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대부분 여성들이 생리통과 자궁근종의 통증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가지 질병이 어떻게 다른지 공부하면서 알게 된 증상과 원인, 대처법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통증 증상 비교: 비슷하지만 증상이 다른 생리통과 자궁근종
사전적의미로 생리통은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배란 후 자궁 내막이 탈락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입니다. 생리통을 여성 모두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생리 시작 전후 복부와 허리, 골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강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이 통증은 자궁이 수축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랫배에 퍼지는 싸늘한 통증부터 둔한 통증, 쥐어짜는 듯한 통증까지 허리를 못 필 정도로 심할 통증도 있습니다. 보통 생리시작 첫날 제일 통증이 심하고 하루 이틀 정도 지속 되기도 합니다.
반면,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자궁근종의 통증은 생리기간과 관계없이 일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다른 증상과 함께 동반되기도 합니다. 동반되는 증상으로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생리기간이 길어지고, 생리 외 출혈, 성관계 시 통증, 하복부 팽만감, 배뇨/배변 장애, 불임등이 생길 수 있고, 생리시 덩어리진 혈이 자주 나올 경우 자궁근종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리통은 생리기간에 생기는 통증으로 예측이 가능하나 자궁근종의 통증은 생리기간 외에도 일상적 통증이 발생하므로 여성 스스로 생리 패턴과 통증 양상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원인 비교: 생리통은 호르몬, 자궁근종은 세포 이상
의학적으로 생리통은 자궁내막이 탈락하면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자궁 수축이 심해지고, 이로인해 통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 초경 이후 몇 년간은 호르몬밸런스가 안정되지 않아 10대 이후 20대 초반 여성이 생리통이 심한 경우가 많고 출산 후 체질 변화로 생리통이 완화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 외 스트레스, 수면 부족, 냉증 등 좋지 못한 생활 습관도 생리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반면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과잉 분비가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혹처럼 자라고, 자궁안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옵니다. 여성의 나이가 중년으로 넘어가는 30대 중반부터 50대 연령대에 자주 발견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관찰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생리통과 자궁근종 모두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지만, 생리통은 일시적이고 기능적인 통증인 반면 자궁근종은 구조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병리적 통증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되거나 생리와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호르몬 이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꼭 검진을 통한 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또한, 자궁근종은 폐경 후에는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크기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생리통은 폐경 전까지 계속될 수 있어 각 질환의 생애 주기별 관리도 달라야 합니다.
3) 대처법: 증상에 따라 달라지는 대응 전략
생리통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완화가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진통제 복용하거나, 온찜질로 배를 따듯하게 해주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순환을 개선, 식이조절,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등 대체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어 조금만 신경 쓰면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궁근종은 그 원인이 종양이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크기와 위치를 확인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기다리는 치료’를 시작으로 근종의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나 수술적 제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종이 자궁 내막에 인접한 경우 출혈이나 통증이 더 심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자궁근종의 수술적 치료에는 자궁적출술, 근종절제술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수술은 여성의 연령, 출산 계획, 근종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겠지만 수술 이유에 따라서는 충분한 상담과 고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생리통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지 말고, 평소와 다른 생리 양상이나 통증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여성 건강은 조기에 발견하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4) 경험적인 조언
생리통과 자궁근종의 통증이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증상과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공부해 보았습니다. 자궁근종을 앓으면서 단순히 생리통이나 폐경전 증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했던 시간들이 아쉽기 까지 합니다. 여성들은 결혼이 후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가 병이 깊어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만이 가진 질병이 많기 때문에 꼭 자궁근종이 아니더라도 반복되는 통증이나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있다면 꼭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건강한 삶은 자신을 돌봄으로 시작됩니다.